2년 전, 워크숍 당시 찍은 사진엔 자신 옆에 뻘쭘하게 서 있는 세연이 있었다.
세연의 얼굴을 엄지로 문지르며 제혁이 아련한 눈길을 보냈다.
“처음 만난 이후로 계속 엇갈렸지.
하지만 결과적으로 너의 옆에는 내가 있게 될 거야. 그러니까 적응해, 민세연.”
환하게 웃으며 중얼거리는 제혁의 얼굴에는 집착과 광기가 묻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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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성·연의 후계자이자, 능력 있는 변호사인 성제혁은
자신의 비서인 민세연을 사랑한다.
상처 많은 세연이 놀라지 않게
그 마음을 얻고 싶었는데,
조금씩 다가가는 사이 친구 지훈에게 뺏겨 버렸다.
행복해 보이는 세연의 모습에 포기하고 일에만 미친 듯이 몰두했는데
어느 날 제혁의 귀에 이상한 소문이 들린다.
지훈이 세연과 위장 결혼을 한 것이고, 원래는 죽고 못 사는 내연녀가 있다고.
“여기서 애먼 사람 잡을 게 아니라 직접 행동해. 괜히 순애보처럼 그 여자의 영원한 행복을 기원한다는 등 바보 같은 생각 하지 말고.”
“충고 고마워. 내 성격에 여태까지 되도 않는 짓을 하고 있었네. 네 말대로 병신 같은 짓은 이제 그만해야겠다.”
선전 포고 같은 말을 끝으로 제혁은 몸을 돌려 빠르게 앞을 향해 걸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