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의 집: 세계문학산책 22

헨리크 입센

2019-12 · 세계문학산책 22 knyga · 넥서스

Apie šią el. knygą

여성 해방과 인간의 정체성 문제를 제기한 입센의 대표적인 걸작 희곡

입센의 《인형의 집》은 여성을 남성 중심주의의 가부장 질서에서 해방시키는 데 크게 이바지한 작품이다. ‘노라’라는 이름은 남성의 편견과 억압에서 해방되려는 여성을 가리키는 일종의 상징이나 기호가 되다시피 하였다. 하지만 《인형의 집》을 페미니즘적 시각으로만 읽는 것은 주인공 노라를 ‘인형의 집’에 가두는 것과 다르지 않다. 여성 해방 문제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지만, 폭넓게 보면 인간의 정체성에 대해서 묻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노라는 사회적 편견과 인습의 굴레를 박차고 나와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는 인물로도 볼 수 있는 것이다.

줄거리

노라는 세 아이를 둔 엄마이자 변호사인 남편 헬머에게도 사랑받는 아내이다. 노라의 가족은 새해가 되면 헬머가 은행장에 취임하게 되어 기쁨에 들뜬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있다. 그런데 노라가 가족을 위해 숨겨 온 비밀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노라는 신혼 무렵, 중병을 앓는 남편을 살리기 위해서 모두에게 비밀로 하고 이미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이름을 위서(僞書)하여 고리대금업자에게 돈을 빌렸다. 다행히 그 후 남편이 병이 낫고 그 돈도 거의 다 갚게 되었다. 하지만 그 고리대금업자는 남편의 은행에 근무하고 있었고, 평판이 좋지 않아 해고를 당하고 만다. 

고리대금업자는 이 위서 사건을 빌미로 곧 은행장이 될 헬머의 부인인 노라를 협박하기 시작한다. 그는 노라에게 남편을 설득해서 자신의 해고 통보를 취소하려고 한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남편은 자신의 명예에 손상을 입혔다며 노라를 모욕한다. 남편의 행동에 노라는 지금까지 자신이 인형처럼 귀여움을 받은 데 불과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아내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독립적으로 살기 위하여 집을 나간다.

Apie autorių

Henrik Ibsen(1828~1906)

노르웨이의 텔레마르크 주 시엔에서 태어났다. 여덟 살 때 부유한 상인이었던 아버지의 사업이 잘못되면서 힘든 소년 시절을 보냈다. 열다섯 살 때 그림스터라는 조그마한 읍에서 약제사 조수가 되었으며, 의학에 뜻을 두고 크리스티아니아의 저명한 예비학교에 다녔지만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였다. 천성적으로 반항적인 성격이 강한 데다 소년 시절에 모진 고생을 한 탓에 사회에 대해 반항심이 컸다. 한때는 저널리스트로서 활동하면서 조합 운동에 관여했으나, 이후 정치 활동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문학에 전념하였다.

입센은 《인형의 집》 외에도 《브랜드》, 《페르귄트》, 《유령》, 《민중의 적》 같은 희곡 작품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