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현실이 그녀의 것이 아니라 믿지만, 그는 그녀를 놓아줄 마음이 없다.
최규신, 남루한 계집아이를 처음 봤을 때 미쳐버렸다.
그 여자의 무엇이 그를 이토록 집착하게 만드는 것인지, 그를 피해 달아나려는 여자를 용서할 수 없었다.
“이혼해요. 더 늦기 전에……나를 괴롭히는 것들을 버리고 싶어요.”
지금, 명인은 스스로를 감싼 딱딱한 껍질을 깨려는 중이었다. 자아(自我)를 찾으려는 바람직한 변화였으나, 달갑지만은 않은 변화였다.
“이혼은 안 돼.”
“왜 안 돼요?”
규신은 의문이 담긴 명인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내가 널 원하기 때문이야.”
그것만큼 확실한 답은 없었다. 그는 죽도록 명인을 갈망했다. 지금 이 순간조차 저 여자를 차지하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다. 그는 처음과 변함없는 마음으로 명인을 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