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물 #친구>연인 #오해/착각 #달달물 #일상물 #힐링물
#요리공 #다정공 #사랑꾼공 #짝사랑공 #귀염수 #순진수 #다정수 #명랑수 #적극수
30대 초반의 대기업 직장인 현은 주말에 집 정리를 하다가 오래전에 사두었던 요리책을 발견한다. 현은 옛추억에 젖어 서울에서의 자취 생활을 시작하면서 다지게 된 요리 실력을 발휘해서 몇 가지 요리를 만든다. 혼자 먹기에는 너무 많은 양을 앞에 두고 현이 문득 떠올린 얼굴은 근처에 사는 승유이다. 현이 승유에게 전화를 걸고, 갓 스물이 넘은 승유는 잡다한 일상사에 대해서 수다를 떤다. 그러나 현의 식사 초대에 승유는 바람처럼 현의 집에 도착한다. 게눈 감추듯 음식을 먹어치우는 승유를 보면서 현은 도토리를 볼에 우겨넣는 다람쥐를 떠올리면서 따뜻한 미소를 짓는다. 문득 승유가 자신의 애인이라면 어떨까 하는 망측한 생각을 떠올린 현.
성숙미와 지적인 매력을 가진 남자가 차려주는 요리, 그리고 그 요리를 정말 맛있게 먹어치우는 젊은 남자. 예쁘기만 한 상대방의 손이 닿을 듯 말 듯한 순간의 설렘과 떨림을 일으키는 단편 소설.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재미는 높여서 스낵처럼 즐기는 BL - 한뼘 BL 컬렉션.
<목차>
표지
목차
본문
시리즈 및 저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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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분량: 약 1.6만자 (종이책 추정 분량: 34쪽)
<미리 보기>
청소를 하던 중 요리책을 발견했다. 손때 묻은 그 책은 언제 샀었는지 가물거릴 정도로 아주 오래되어 보였다. 실제로 오래되기도 했다. 대학을 가기 위해 서울로 상경한 그 이후부터 쭉 자취를 해오던 현은 요리를 잘 못한다는 핑계로 대충 사 먹거나 배달을 시켜 먹은 일이 많았다. 그것이 더 편했어도 나날이 달라지는 몸 상태에 직접 해 먹자는 생각으로 이 요리책을 구입했었다.
라면의 물도 못 맞추고 계란 프라이를 태워먹는 일이 다반사였던 실력은 이제 웬만한 것은 금방 만들 수 있을 정도다. 요리책을 보며 오늘은 어떤 것을 만들지 고심하던 순간이 떠오른 듯 현의 입가엔 미소가 번져간다.
아주 오래전 느낀 설렘이 되살아나는 것 같아 뭐든 만들어 내고 싶었다. 그 마음으로 주방으로 향했던 현은 딱히 배가 고프진 않았지만 어느새 재료를 모아 요리를 하는 것에 집중하게 된다.
사실 왜 이러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기는 했었다. 지금 당장 먹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아니었는데. 그런 질문은 이미 재료의 손질이 끝났기에 돌이킬 수 없었다. 회사에 나가지 않는 이럴 때 쉬면 좀 좋아.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일단 저지른 행동을 수습하려면 바쁘게 움직일 수밖에 없다.
왜 이렇게 사서 고생일까.
식탁 위의 음식을 바라보던 현은 스스로의 모습에 어이가 없었는지 헛웃음을 흘렸다.
요리를 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긴 했지만 배가 고프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맛있는 음식은 만들었을 때 바로 먹어야 하는 법. 어떻게 할까 싶은 생각이 듦과 동시에 문득 떠오른 얼굴이 있었다. 분명 그 녀석이라면. 그런 생각이 들자 입가엔 아주 자연스러운 미소가 번진다.
당장 핸드폰을 들어 전화를 걸자 허승유라는 이름이 뜬다.
[어! 형!]
호들갑스러운 목소리에 위로 올라간 입꼬리는 도저히 내려갈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어, 승유.."
[맞다! 형! 형! 형! 오늘 무슨 일 있었는지 알아요?]
기다리고 있었던 사람처럼 무척 반가워하는 목소리는 '혹시 배고프면 여기 와서 내가 요리 한 음식 좀 먹을래?' 라는 소리를 내뱉지 못하게 만들었다. 본론은 아직 나오지도 않았는데 벌써 승유의 입에선 함께 길을 가던 친구가 어떻게 넘어졌는지, 자신의 쌍둥이 형들이 대판 싸우고 화해한 이야기들을 화수분처럼 쏟아내느라 바쁘다.
저 입을 막는 것이 가장 큰 고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인은 절대 인정하지 않겠지만 지금 이렇게 통화를 하는 김현이나 주위의 사람들에겐 수다쟁이로 통한다.
이렇게 말이 많다는 사실을 본인이 모른다는 것이 참 이상하다.
"승유야."
지금 여기서 맥을 끊지 않는다면 음식의 음자도 내뱉지 못할 것 같아 얼른 이름을 불렀다.
"일단 진정 좀 하고."
[응! 응! 얼른 말해 봐요!]
"너 지금 어디야? 집?"
[응! 집이에요!]
뭐가 그렇게 기분 좋은지 승유의 목소리는 거의 하늘을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혹시 지금 배 안 고파?"
[어휴! 나는 늘 배고프죠! 아.. 그러고 보니까.. 아직 점심도 안 먹었네. 아! 형 오늘 시간 되면...!]
또 말이 길어질 것 같아 다급하게 외친다.
"내가 맛있는 거 해놨어!"
[오오! 나 당장 갈게요!]
다급하게 외치는 목소리와 더불어 뭔가 아래로 쿵-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대체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급하게 일어나다 보던 만화책들을 바닥으로 쏟았다며 호탕하게 웃는다. 가끔은 조심성도 없다.
[나 지금 당장 가요! 조금만 기다려요!]
"아니, 천천히 오..!"
말을 끝내기도 전에 전화가 끊겼다. 황당하게 바라보던 현은 급해도 너무 급하다며 중얼거리다 이런 것이 매력이라는 듯 웃음을 터트린다. 말이 많거나, 급한 성격이라도 꽤 귀엽게만 느껴졌다.
여기까지 오는 시간이 3분이 채 되지 않을 정도로 집이 가까운 승유는 분명 날아오듯이 뛰어올 것이 뻔했다. 이것은 안 봐도 비디오. 베란다에서 저 아래를 보고 있었더니 알록달록한 점퍼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진짜 딱 너답다."
갓 스물이 넘은 승유는 젊은 그 나이답게 과감한 옷들을 자주 입었다. 큰 키는 아니어도 뭘 입어도 살아나는 옷태에 휘황찬란하고 파격적인 스타일을 겁내지 않고 시도하는 편이다. 그 나이대면 가능한 것도 있겠지만, 약간 잘생기면서도 귀여움이 있는 승유에게나 어울리는 것들이다.
그것은 모두 승유의 스타일이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연둣빛이 도는 스웨터를 선물 받았던 때가 떠올랐다. 별로 좋아하지 않는 색이었지만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샀다며 건네는 것을 차마 거부하지 못했다. 자신의 행동을 뿌듯하게 생각하는 그 얼굴을 바라보면 마음은 당연히 약해진다.
거의 승유 앞에서만 있으니 어떻게 보면 허승유 전용인 옷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딩동-
그런 잡생각에 빠져 있을 때 들리는 소리에 얼른 현관으로 걸어갔다. 그새를 못 참고 또 딩동- 울리는 소리에 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니 얼른 열어달라고 아우성이다. 진짜 저 놈은 성질이 급해서 어떻게 살지? 좀 귀엽긴 해도 남들과 트러블이 생기지는 않을까 걱정이었다.
"현이 형!"
"응. 어서 와."
"우와! 맛있는 냄새!"
자신을 향해 인사하는 현에게 대충 손만 까딱한 승유는 그 급한 성질 그대로 코를 킁킁대며 주방으로 향한다. 아무리 먹을 것 먹으러 왔어도, 인사는 좀 하지. 식탁 위에 차려진 불고기와 떡볶이를 보며 좋아하는 승유를 살짝 흘겨보던 현은 쟤를 뭘 어쩌겠냐는 듯 한숨을 쉬었다.
"너는 나보다 음식이 더 좋지?"
그 말에 전혀 아니라는 듯 눈이 동그랗게 변한다.
"응? 아닌데.."
"그럼?"
"형이 한 음식이니까 좋은 거죠."
웃는 얼굴이 참 개구지다. 이것은 정말 여우인 것일까. 가끔 보면 자신보다 한참이나 어린, 이 허승유에게 당하는 기분이 들 때가 많았다. 생각해보면 그 연두색도 별로 안 좋아한다는 것을 분명 알고 있다. 그것 설마 놀리는 것이었나? 진지한 생각에 빠지려다 자신을 빤히 보던 승유와 눈이 딱 마주쳤다.
"왜요?"
깜빡이는 눈이 너무 순하다. 이 얼굴을 보고 있으면 놀린다는 생각이 들어도 어느새 그 장단을 맞춰주고 있었다. 이것은 허승유의 문제인가, 아니면 흔들리는 김현의 문제인가. 생각해봐야 답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아니야. 얼른 먹어."
"잘 먹겠습니다!!"
우렁차게 외친 승유가 젓가락으로 가장 먼저 떡을 집는다. 입 안 가득 밀어 넣는 모습이 꼭 도토리를 우겨넣는 다람쥐와 비슷하다. 이 녀석이 사실은 약았는지, 여우같은지, 그런 것은 상관이 없었다. 이렇게 자신이 한 요리를 맛있게 먹어준다면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꼭 이거 애를 기르는 기분이네.
<한뼘 BL 컬렉션 시리즈>
시간과 비용 부담을 확 줄여서, BL 초심자도 가볍게 읽는 컬렉션입니다.
내 취향이 무엇인지, 어떤 주인공에게 끌리는지, 다른 사람들은 뭘 읽고 좋아하는지 궁금하셨지만, 몇십만 자가 넘는 장편을 다 떼야 알 수 있다는 생각..... 이제는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가볍게 읽으면서 스낵처럼 즐기는 새로운 스타일의 BL들이 찾아 옵니다.
앞으로 나올 한뼘 BL 시리즈를 기대해 주세요.
(참고) 한뼘 BL 컬렉션 내 번호는, 편의상의 부여된 것으로, 읽는 순서와 관련이 없습니다. 컬렉션 내 모든 작품이 그 자체로 완결됩니다.
출간 (예정) 목록
_잠복 근무_송닷새
_클럽 블랙_송닷새
_우주 정찰대를 위한 경고문_따랴랴
_시선의 길목_먼스먼스
_책도깨비_경계선
_생일 소원_리커
위의 도서 외 매달 10여종 이상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행복하게 사는 게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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