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날수록 배가 불러오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태동까지 느끼기 시작했다.
쌍생을 낳을 거라더니 태동도 연달아 느껴진다.
정말 이러다가 산신의 아기들을 낳는 게 아닌가 싶어 불안해서 미치겠다.
나와 다르게 산신은 너무 태연한데….
“잘, 잘못했습니다. 서방님, 어리석은 제가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양손을 모아서 싹싹 빌며 중운의 눈치를 살폈다.
그에게서 도망치려다가 발각되는 게 반복되자 용서를 구하는 것도 습관이 되었다.
괜히 성질대로 했다가는 무슨 일을 당할지 알 수 없었다.
그가 농담처럼 말했지만 정말 내게서 열 명의 자식을 보려고 할 수도 있었다.
정말 그건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끔찍한 일이었다.
“무슨 죄? 아, 내가 부인을 겁탈했다는 뭐 그런 헛소리?”
그가 단도를 품에 넣더니 나를 향해 성큼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