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되어야만 알 수 있는 마음이 있다. 신애는 엄마가 되기 전에는 미처 자신의 엄마를 이해하지 못했다. 아니 이해한 줄 알았다. 착각이었다. 어느 날 집을 나간 후 헤어져 있던 엄마로부터 전화가 온다. “많이 보고 싶다, 내 새끼.” 신애는 엄마를 만나러 정주 가는 버스를 탄다. 가는 도중 버스가 고장 나 멈추고, 신애는 다음 차를 기다리는 승객들이 모두 죽은 이를 만나러 가는 길이라는 걸 알게 된다. 자식들을 만나러 가다가 그대로 꽃이 되었다는 할미꽃 전설이 무색하게 현대의 어머니는 가족에게서 멀리 달아나 버렸다. 그러나 누가 알까, 엄마의 마음을. 할미꽃처럼 주름지고 멍이 든 것처럼 시퍼렇게 물든 보이지 않는 모성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