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 게스트 하우스: 한뼘 BL 컬렉션 363

플랜비

Apr 2019 · 한뼘 BL 컬렉션 Book 363 · 젤리빈

About this ebook

<책 소개>

#현대물 #질투 #오해 #동거 #오래된연인 #일상물 #힐링물 #잔잔물

#무심공 #소심공 #후회공 #순진수 #평범수 #단정수 #외유내강수

오랜 시간을 같이 보내고 한적한 곳에서 게스트 하우스를 차리고 동거를 하고 있는 석과 윤. 서로의 작은 몸짓이나 눈짓만으로도 마음 상태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서로를 너무 잘 안다는 것이 오히려 짐이 되는 관계 속 두 사람. 연애 초기의 열정이 사그라진 자리에 남은 것은 서로에 대한 권태와 육욕만의 차가운 재와 같은 마음이다. 서로에 대해서 이별을 예감하고 있는 두 사람 앞에 한 남자가 나타난다. 즉흥적으로 게스트 하우스를 찾아와서 한 달 간의 숙박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민이다. 그리고 뭔가를 생각하는 듯한 표정으로 말없이 고독 속에 잠겨 있는 민과 윤이 사귀는 것은 아닌가 의심하는 석.

오래된 연인이 겪는 권태기에 대한 차분하면서도 쌉싸름한 묘사. 새로운 상대의 등장으로 일그러지면서 위태로워지는 관계. 그리고 의외의, 그러나 잔잔한 결말. 한 편의 수채화로 그린 세 사람의 짧은 이야기.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재미는 높여서 스낵처럼 즐기는 BL - 한뼘 BL 컬렉션.

  

<목차>

표지

목차

본문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분량: 약 1.3만자 (종이책 추정 분량: 29쪽)

 

<미리 보기>

"저, 한 달 정도 묵을 수 있을까요?"

여름이 막바지 더위를 마저 토해 내던 어느 날 저녁이었다. 미리 예약하고 방문하는 손님들이 대부분이어서 더이상 방문객은 없을 테니 윤은 슬슬 마무리를 하려던 참이었다. 한 달 정도 묵겠다는 사람치고는 짐이 너무 단출했다. 기내용 캐리어 정도 되는 짐은커녕 어깨에 매달려 있는 백팩은 보기에도 가벼워 보였다.

'즉흥적으로 결정한 건가?'

윤은 아마 오늘의 마지막 손님이 될 남자를 보며 생각했다. 별생각 없이 이 지역으로 왔다가 맘에 들어 즉흥적으로 오래 머물다 가는 사람들이 종종 있었으니까.

남자는 며칠째 면도를 하지 않았는지 수염 자국이 짙었고, 맨 위의 단추를 하나 푼 흰색 셔츠 차림이었다.

"아, 예. 혼자 쓰실 방 찾으시는 거죠?"

"예, 방 있나요?"

"있죠. 이리 오세요."

윤은 객실 키를 들고 앞장서면서 무슨 이유로 한 달 동안이나 묵을 생각을 하는 것인지, 남자의 사정이 궁금해졌다.

'그렇게 어려 보이지도 않는데, 퇴사하고 잠깐 여유가 생겨서 여행하러 온 건가? 아님 애인이랑 헤어지고 기분 전환 삼아 온 건가?'

윤의 머릿속에서 남자의 과거가 이리저리 짜 맞춰지고 있는 사이, 남자가 사용하게 될 객실 앞에 도착했다.

"저희 게스트 하우스 객실 중에서 제일 조용한 방이에요. 조식은 8시부터 드실 수 있고요. 그럼 쉬세요."

윤은 빠르게 말을 마치고 자리를 떴다. 안내하면서 본 남자의 얼굴이 유난히 피곤해 보여서 빨리 쉬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든 터였다.

'한 달이나 묵는다니, 뭐 얘기할 기회가 생기겠지.'

앞서 무성하게 뻗어 가던 추측의 줄기를 무심히 잘라내며 윤은 요 근래 어느 때보다 가벼운 걸음으로 계단을 내려갔다.

"뭐 좋은 일이라도 있어?"

"어? 무슨 좋은 일? 없는데?"

"근데 왜 그렇게 기분이 좋아 보여?"

"잘 때 되니까 좋아서 그런 거 아닐까? 이제 좀 쉴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석은 대답하는 윤을 보며 윤의 말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제 잘 때쯤의 윤의 모습은 지금 같지 않았으니까. 사실 저녁을 먹을 때까지만 해도 윤은 평소와 다를 것이 없는 모습이었다. 애인인 자신이 옆에 있어도 아무런 설렘도 기쁨도 느끼지 못하겠다는 모습이었다. 석은 분명 아까까지도 그런 윤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한데 지금 잠자리에 드는 윤의 모습은 달랐다. 석은 확신하며 다시 물었다.

"아닌 거 같은데?"

대답 대신 윤은 모르겠다는 듯이 양쪽 눈썹을 치켜세웠다 내렸다. 그러고는 곧장 이불 속으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석은 더 물어보고 싶었지만 자신에게서 돌아누운 윤의 등을 바라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뭐지?'

그사이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하는 불길한 기운을 느끼며 석은 오늘 밤 푹 자기는 글렀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애먼 곳에 화풀이하듯 이불을 머리끝까지 끌어 올려 뒤집어썼다.

 

출간 (예정) 목록

_주말 여행_플랜비

_사랑 or_플랜비

_딜리버리 맨_플랜비

_처음이라면 너_플랜비

위의 도서 외 매달 10여종 이상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About the author

비주류, 아웃사이더, 하지만 저랑 같은 취향의 존재를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