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그가 초야도 치르지 않고 몸종인 나를 한밤중에 갑자기 찾아왔다.
“아… 이제야 마음이 좀 놓이는구나.”
윤찬이 숨을 크게 몰아쉬더니 저고리 고름을 풀었다.
어려서부터 그를 모셔서 몸의 사소한 부분 하나까지 다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나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게 없었다. 그게 당연했다.
“도련님, 새신랑이 초야도 치르지 않고 도망치시면 다른 사람들이 뭐라 하겠습니까? 어서 신방으로 가셔야만 합니다.”
구석에 앉아 가슴에 손을 얹고 바들바들 떠는 그에게 다가갔다.
신분의 차이를 떠나 어차피 같은 사내라서 내 마음을 들키지 말아야만 했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여유를 주는 글을 쓰고 싶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