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고고한 모습의 대감마님인 경화.정자에 앉아 서책을 읽다가 뭔가 생각하는지 짙은 눈썹을 구기는 걸 볼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것만 같았다. 도자기처럼 매끄럽고 하얀 피부 때문인지 눈썹이 더욱 도드라지게 보였다. 감히 대놓고 볼 수 없던 내게 그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
“봉석아, 다리에 힘이 없어 일어서지 못하겠구나.”
“네, 대감마님, 어서 쇤네의 손을… 아흑…”
그가 잡은 곳은 손이 아니라 다리 사이에 있는 다른 것이었다.
실수인 줄 알았는데 대감마님이 나를 보는 눈빛이 심상치 않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