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해봐. 나에게 안기고 싶어?”
“안기고 싶어요.”
“그렇게 매정하게 날 버리고 가더니 이제는 내 앞에 나타나 발정난 개처럼 안아달라고 징징대는 꼴이 얼마나 우스운지 알기는 아는 거야?”
슈퍼스타 구지혁에겐 잊을 수 없는 상처가 있다.
한국을 떠났던 3년 동안 지워버렸다고 생각했지만 끝내 잊을 수 없었던 사람, 유진.
자신을 무참하게 버리고 떠났던 그를 지혁은 한 번도 잊어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몇 년 만에 퀴어 영화 촬영장에서 맞딱드린 두 사람.
당한 만큼 돌려줄 수 있는 기회가 지혁에게 찾아왔다.
“네 말대로 우린 팀이야. 카메라가 돌 때만. 알았어? 하지만 우리 둘이 있을 땐…….”
유진이 마른침을 삼켰다. 지혁의 손이 유진의 입술을 보듬었다.
“넌 내 장난감일 뿐이야.”
지혁을 찾아온 일이 오히려 자신의 발등을 찍은 일이었다는 것을 유진은 너무 늦게 깨달았다.
그저 지혁이 하라는 대로, 그가 받은 상처를 생각하면서…… 당해주는 수밖에 없었다.
빨강뽀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