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L]물에 비친 꽃

· 더 로맨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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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원한다면 기녀가 되지 않게 해주지.” “뭐……?” “대신 내 집에 들어오면 돼. 첩 같은 건 둘 생각이 없었지만, 왠지 넌 꽤 재미있을 것 같단 말이지.” 최고의 명문가에서 태어나 하는 일이라고는 기녀들 희롱하는 것밖에 없는 난봉꾼. 어느 날 소아 앞에 나타난 화 공자는 미친놈이 틀림없었다. 소아만 보면 짓궂게 놀리고, 심부름을 시킨다며 자꾸만 불러대고, 낯 뜨거운 말도 서슴지 않는다. ……그런데 이상하지? 분명 나쁜 놈인데, 왜 그렇게 쓸쓸해 보이는 걸까? 방탕한 파락호에, 난봉꾼이 틀림없는데, 왜 그 눈은 슬퍼 보이는 걸까? 기녀가 되기 싫어 얼굴을 꽁꽁 감추고 사내아이처럼 살아왔건만, 웬일인지 그의 앞에서는 숨어 있던 그녀의 본능이 깨어나고 만다. 투명한 그 눈에 사로잡혀 옴짝달싹할 수 없게 된다. 금월 최고의 난봉꾼 화 공자와 사나운 야생마 소아의 운명으로 이어진 만남! [본문 내용 중에서] “내게…… 서, 떨어…… 져.” 힘겹게 내뱉는 목소리가 뚝뚝 끊어졌다. “안타깝지만 네가 마신 약의 효과는 그냥 사라지진 않아.” 이대로 내버려 둔다면 지나친 열 때문에 소아의 머리가 상할 수도 있었다. 화윤은 속으로 혀를 찼다. “네가 날 돕지 않으면 오늘 밤 밖에 있는 저놈들 모두에게 몸을 내줘야 할 거야. 너도 들었을 테지?” 화윤은 그녀만 들을 수 있도록 낮게 귓가에 속삭였다. 소리를 참기 위해 깨문 입술이 안쓰러울 정도로 터져 있었다. 그는 약 때문에 붉어진 얼굴에 달라붙은 머리카락을 치워 주었다. “저자가 보고 있어서 거짓으로 꾸밀 수도 없어. 그러니…….” 휘장 너머의 제위강을 의식한 소아의 몸이 뻣뻣해지자 화윤은 자신의 몸으로 그녀를 덮었다. 그는 뺨과 이마에 입맞춤하는 척하며 뒷말을 이었다. “널 안겠다.” 소아의 몸에서 핏기가 빠져나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긴장을 풀고 네 몸이 느끼는 걸 받아들여. 나머진 내가 할 테니까.” 소아의 얼굴엔 갈등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그도 소아도 다른 방도가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나중에 당신을 죽여 버리고 말 거야.” 결국 소아가 이를 악물고 내뱉었다. “기꺼이.” 화윤이 난꽃처럼 화사하게 웃음 지었다.

Acerca del autor

이금조 바람의 딸, 청랑, 등꽃 아래서, 크러쉬(CRUSH), 가짜 스캔들, 물에 비친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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