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대의 읽기에 걸맞은 새로운 형식과 현대적 번역
한글세대를 위한 우리 시대의 ‘동문선’
우리 고전의 부흥을 이끌고 있는 안대회, 이종묵, 정민 등의 중견 학자를 비롯해 이현일, 이홍식, 장유승 등의 신진 학자들이 참여한 선집이다. 선인들의 깊이 있는 사유와 통찰, 지혜가 스민 우리나라의 고전 한문 명문 중 현대인에게도 생각거리를 제공하고 감동을 주는 글들을 가려 뽑아 현대어로 옮기고 풀이했다. 한 권당 일곱 편씩 번역문과 해설, 원문을 함께 실어 구성했으며 매달 세 권씩 전자책으로 출간된다.
75권의 표제작 「은둔과 출사」는 고려 말 문인인 야은 길재의 글이다. 산속에 집을 짓고 숨어 사는 즐거움을 길게 이야기하다가, 실은 은둔의 즐거움이란 작은 것일 따름이라 해서 출사를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조선 건국 후에도 고려에 대한 절의를 지킨 인물로 추앙받은 길재의 이 글은 그가 30세 이전에 지은 것이다. 훗날 출사의 때를 만나지 못해 마침내 은둔을 택한 길재의 생애를 염두에 두면 그 의미가 입체적으로 살아난다. 이 밖에 고려의 삼은(三隱) 이숭인의 글을 함께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