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아버지 밑에서 군인처럼 교육받고 자랐지만 첫사랑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바로 군인의 군자도 싫었지만 그라면 군인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사랑을 불태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그래서 어린 열여덟 그에게 자신의 뜨거운 마음을 고백했지만 돌아온 건 차디찬 거절. 열정만으로 사랑할 수 없다 말하던 그.그런 그에게 냉정하게 차이며 자신의 첫사랑은 이대로 끝일 줄 알았던 그녀 최루나.하지만 끝난 줄 알았던 첫사랑이 옆에서 무럭무럭 자라 어느새 열매를 맺고 있었다니……. [본문 내용 중에서] “오빠!” “확실하게 해. 네가 흔들리면 서로가 힘들어질 뿐이다.” 왜 이렇게 화를 내는지. 웬만한 일에도 평정심을 잃지 않기로 유명한 고하늘이 이리 감정을 드러내자 루나는 당황해 머리가 멍해졌다. “그, 그만 가는 게 좋겠다.” “형!” 당황해 눈시울이 붉어진 태희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그 모습이 너무 가슴 아파서 루나도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하늘의 손에 의해서 강제적으로 도로 앉아야 했다. “죄송해요, 선생님.” “태, 태희야!” “제가 오늘은 좀 경솔했던 것 같아요. 전 그냥……. 전 그냥 선생님이 좋았던 것뿐이거든요. 그래서 제가 지금보다 더 노력해서 멋진 사람이 되면 선생님과 나란히 설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 제가 그래서…….” 횡설수설하는 모습에 가슴 아픈 루나가 하늘의 손을 뿌리치고 태희를 와락 안아버렸다. “미안하단 말은 하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내가 너한테 상처를 준 것 같아 미안하다.” “아니요. 제가 오히려 죄송해요.” “태희야!” 따뜻한 그녀의 가슴에 그대로 파묻혀 있고 싶은 마음을 겨우 이겨낸 태희는 죽일 듯이 쏘아보는 하늘의 시선을 외면하며 그녀의 입술에 재빠르게 입을 맞추고는 떨어졌다. “태, 태희야!” 보드라운 그의 입술이 순간적으로 입술에 닿았다가 떨어지자, 그와 동시에 루나의 몸도 하늘에 의해서 뒤로 당겨졌다. “제 마음 수습하면 전화드릴게요. 꼭이요.” “태희야!” “전 괜찮아요, 선생님.” 안 괜찮으면서.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상처 가득한 얼굴을 한 채 서 있는 태희가 안쓰러워 앞에 서 있는 하늘을 밀었지만, 그 또한 절대로 비켜줄 의사가 없는지 요지부동이었다. “태희야!” 안타까운 루나의 음성이 하늘을 통해서 들려오자, 태희가 하늘과 시선을 맞추며 말했다. “전 아저씨 인정하고 싶지 않아요.” “나도 그래.” “그래서 더 열심히 할 거예요.” 당찬 태희의 말에 하늘이 굳어진 얼굴을 살짝 풀며 진심으로 말했다. “열심히 해서 날 따라잡아라.” “네. 꼭 그럴게 할 거예요.” “기다리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