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알고 지낸 도련님이 매일 내 뒷구멍을 탐한다.
처음엔 설렜는데 지금은 그저 시큰둥하다.
그런데 때마침 나타난 선비님이 나를 야릇한 눈빛으로 보는데…….
“에구머니나! 누, 누구십니까?”
화들짝 놀라서 털썩 주저앉아 파르르 떨었다.
고개를 돌리자 용모가 수려하다는 말 외엔 표현할 수 없는 선비가 허리를 숙여서 나를 빤히 보고 있었다.
연못의 물 만큼이나 맑은 눈을 가지고 있어서 초롱초롱했다.
피부는 어찌나 고운지 손가락을 누르면 뚫고 들어갈 것처럼 보였다.
“방금 말했지 않나. 내가 한양에서 내려오는 길인데 산속에서 계속 헤매고만 있네. 보아하니 약초꾼인 거 같은데 길을 좀 알려주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