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our Paris: 한뼘 로맨스 컬렉션 15

· 한뼘 로맨스 컬렉션 Book 15 · 젤리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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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is ebook

<책 소개>

#현대물 #오해 #질투 #잔잔물 #애잔물 #힐링물

#순정남 #연하남 #다정남 #직진남 #순진남 #존댓말남 #상처녀 #평범녀 #후회녀 #순정녀

프랑스 영화에 반해서 워킹홀리데이로 프랑스에 머무르고 있는 한나. 낯선 땅에서 한나는 미친듯이 프랑스어를 배우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파리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그런 한나에게는 류라는 사진 작가 애인이 있다. 룸메이트를 통해서 알게된 류는 선한 웃음을 보여주는 남자였지만, 스스로에 대한 열등감 때문에 한나에게 데이트 폭력을 휘두르고는 한다. 폭력에 시달리던 한나는 류를 죽여서 모든 것에서 벗어나겠다는 생각을 굳히지만, 류가 자살 기도로 입원했다는 사실 때문에 오히려 류에 대한 동정심에 혼란스러워진다. 어지러운 감정 속에서 한나는 유일한 취미인 그림 모작을 위해서 루브르 박물관을 찾고,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면서 모작에 몰두한다. 그런 그녀 앞에 한국인 여행자, 초영이 나타난다.

먼 나라에서의 삶, 데이트 폭력을 휘두르는 남자 친구, 앞길이 보이지 않는 막막함, 그런 선택을 한 자신에 대한 자괴감. 젊음의 그림자 속에서 만난 한 남자. 파리의 청회색 하늘이 마냥 낭만적인 것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절망의 색만은 아니다.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재미는 높여서 스낵처럼 즐기는 로맨스 - 한뼘 로맨스 컬렉션.

 

<목차>

표지

목차

본문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분량: 약 1.9만자 (종이책 추정 분량: 49쪽)

 

<미리 보기>

한나는 어지러운 듯 머리를 감싸 쥐며 가까스로 눈을 떴다. 차갑게 서걱거리는 이불에서 얼굴만 빼꼼 내밀었다. ‘몇 시 였더라.......’ 멍하니 생각에 잠긴 한나는 가만히 천장을 바라봤다. 자그마한 소용돌이 수십 개가 그려진 무늬의 천장.

12월 겨울의 햇살과 스산한 바람이 그녀의 방을 감싸 돌았다. 방은 그녀의 상태만큼이나 어지러웠다. 책상이고 의자고 여기저기 너부러진 유화 물감, 아크릴 물감, 바닥에 나뒹구는 붓과 엎어진 이젤 사이에 자그마하게 튀어나온 콩테 여러 개. 그 옆에 언제 사두었는지도 모를 딱딱한 바게트가 놓여있었다.

창살사이로 부드럽게 들어오는 햇빛이 그녀의 엉클어진 머리카락과 두 뺨에 빛나고 있었다.

창문 밖에서 들리는 조용한 동네를 경건히 울리는 성당 종소리에 한나는 그제야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아야.”

한나는 등을 제대로 펴지도 못한 채 뒷목을 부여잡고 거울을 봤다.

목덜미의 상처를 확인하기 위해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면서 보게 된 오른 손목의 커다란 피멍을 발견했다. 목덜미에 난 생채기가 따끔거렸지만, 그보다 더 아픈 것은 손목이었다.

한나는 본인이 무슨 잘못을 저지른지도 모른 채, 눈물로 얼룩진 양손을 싹싹 빌었던 지난밤이 떠올랐다. 발길질을 멈추다 말고 자리에 주저앉아 한나를 껴안던 그와, 벌벌 떨던 자신이.

그는 새벽에 그녀의 방을 떠났고, 한나는 홀로 아침을 맞이했다.

“나쁜 새끼.”

그렇게 오른손은 때리지 않기를 바랐건만. 기어코 사람을 망가뜨리는구나.

한나가 주먹을 쥐었다 폈다. 감각이 많이 약했다.

한나는 거울에 붙어있던 ‘힘들면 다시 돌아오라’는 엄마의 편지에 눈길이 갔다.

사랑을 담아 한 자 한 자 힘주어 쓴 글씨체 옆에 번져있는 눈물 자국을 만지며 그녀는 다짐했다.

‘이대로는 안 돼.’

그리고 갑자기 주방으로 달려가 작은 과도를 하나 챙겼다. 셀린이 아침부터 정성스레 차려놓은 샌드위치는 보지도 못한 채. 그녀의 눈에 살기가 서렸다. ‘어떻게든 내가 먼저 너를 죽여 버릴 거야.’ 라는 듯한 눈빛으로.

한나는 머리를 질끈 묶고 아무런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듯 미친 듯이 달려 아파트 계단을 내려왔다. 집 앞에 보이는 성당에서 잠시 멈칫했지만, 재빨리 십자성호를 그으며 묵념했다. 주머니 깊숙이 넣은 과도를 왼손에 꼭 쥐고서.

‘저의 죄를 용서해주세요.’

그녀가 큰 보폭으로 Censier-Daubenton 역으로 내려가고 있을 때 벨소리가 울렸다. 셀린이었다.

“셀린, 내가 나중에 전화할.......”

“한나! 류가 지금 병원에 있어.”

***

택시를 타고 대학 병원에 도착한 그녀는 셀린을 찾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류를. 셀린은 여행 잡지사의 독촉 전화를 끊자마자 류에게 연락을 했었다고 한다. 보내야 할 원고에 실을 사진이 도착하지 않아 빨리 일어나라고. 하는 수 없이 류의 집을 찾아갔는데 다량의 수면제를 복용한 채로 정신을 잃고 쓰러진 류를 발견했다. 셀린이 안내한 중환자실로 가자 류는 어떠한 표정도 읽을 수 없도록 인공호흡기를 낀 채 누워있었다. 한나는 울부짖었다.

"......왜? 왜! 왜 이러고 있는데, 왜!"

류의 손을 붙잡고 사정없이 흔들리던 한나의 어깨를 셀린이 다독여줬다.

"수면제 과다복용이었대."

한나는 멍한 눈으로 셀린을 쳐다봤다.

"어제 울면서 전화 왔었어. 사진 찍는 거 너무 힘들다고. 너한테 미안하다고도 하고. 술 취한 것 같아서 그냥 얼른 자라고 하고 끊었는데 이렇게 될 줄....... 미안해, 한나."

"......아니야."

"내가 너한테 말해줬어야 했는데."

"내가, 내가......."

"네 탓 아니야, 한나!" 한나의 볼을 쓰다듬고는 셀린이 말했다.

'내가 먼저 죽이려고 했는데.......' 차마 말을 잇지 못하는 한나였다.

한나는 류와 친한 셀린에게 자신이 지속적으로 폭행당해 왔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 셀린에게 말하게 되면 진짜 데이트폭력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되는 것 같아서.

"둘 사이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모르지만, 난 내 친구들 잃고 싶지 않아."

"......미안해."

"이거 봐."

셀린이 작은 편지를 내밀었다.

"......유서야?"

"편지야. 편지겠지. 유서라고 생각하지 마. 난 우선 잡지사에 갔다 올게."

셀린이 그를 발견했을 때 그가 손에 쥐고 있었다는 편지를 건네주었다.

한나는 떨리는 손으로 편지를 열어봤다.

"......."

'Mon amour, Hannah. Je suis désolé.'

(내 사랑 한나, 미안해)

한나는 자기 손으로 마음대로 죽이지도 못하게 스스로 먼저 목숨을 끊으려고 했던 류가 미웠다. 하지만 그놈의 편지가 뭔지, 분노로 일던 마음이 다시 삭혀졌다. 텅 빈 표정으로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가만히 누워있는 류를 보자마자, 칼을 쥐었던 손의 힘이 턱 풀렸다. 대신 그의 손을 꼭 잡게 된 것이다. 살아달라고, 미안하다고. 괴이한 소용돌이에 빠진 듯 자신을 구타한 남자친구에게 연민의 감정을 느꼈다.

 

<한뼘 로맨스 컬렉션 시리즈>

시간과 비용 부담을 확 줄여서, 가볍게 로맨스를 즐길 수 있는 컬렉션입니다.

내 취향이 무엇인지, 어떤 주인공에게 끌리는지, 다른 사람들은 뭘 읽고 좋아하는지 궁금하셨지만, 몇십만 자가 넘는 장편을 다 떼야 알 수 있다는 생각..... 이제는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가볍게 읽으면서 스낵처럼 즐길 수 있는 로맨스들이 찾아 옵니다.

앞으로 나올 한뼘 로맨스 시리즈를 기대해 주세요. 관련 컬렉션으로 "한뼘 BL 컬렉션"도 즐겨주세요.

(참고) 한뼘 로맨스 컬렉션 내 번호는, 편의상의 부여된 것으로, 읽는 순서와 관련이 없습니다. 컬렉션 내 모든 작품이 그 자체로 완결됩니다.

 

출간 (예정) 목록

_유리에 대하여_르소

_내 남자친구는 퇴마사_윤잔디

_크리스마스 이브의 기적_예인

_후연_예인

위의 도서 외 매달 2-3종 내외의 신간이 발간될 예정입니다.

About the author

초영입니다.

함께 여행하는 기분으로 읽어주세요.

우리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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