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대의 읽기에 걸맞은 새로운 형식과 현대적 번역
한글세대를 위한 우리 시대의 ‘동문선’
우리 고전의 부흥을 이끌고 있는 안대회, 이종묵, 정민 등의 중견 학자를 비롯해 이현일, 이홍식, 장유승 등의 신진 학자들이 참여한 선집이다. 선인들의 깊이 있는 사유와 통찰, 지혜가 스민 우리나라의 고전 한문 명문 중 현대인에게도 생각거리를 제공하고 감동을 주는 글들을 가려 뽑아 현대어로 옮기고 풀이했다. 한 권당 일곱 편씩 번역문과 해설, 원문을 함께 실어 구성했으며 매달 세 권씩 전자책으로 출간된다.
71권에서는 조선 후기 문인 안석경의 글을 소개한다. 안석경은 과거에 세 번 낙방한 뒤로 평생 벼슬하지 않고 삽교(霅橋, 지금의 강원도 횡성 부근)에 은거했다. 표제작 「웃음의 집」에서는 웃을 ‘소(笑)’ 자를 중심어로 삼아 가소(可笑)로운 일, 곧 웃을 만한 일에 웃는다는 '웃음의 도(道)'를 논한다. 세상의 속물적 군상들을 비웃다가, 그러한 세속을 등진 나 자신을 비웃는 데까지 이르는 전개가 곱씹을수록 재미있는 글이다. 또한 안석경의 문집 가운데 야담집인 『삽교만록(霅橋漫錄)』에 부친 서문은 '잗달고 거친 기록'을 비웃는 사람에게 늘어놓은 변으로, 앞의 글과 이어 읽는 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