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대의 읽기에 걸맞은 새로운 형식과 현대적 번역
한글세대를 위한 우리 시대의 ‘동문선’
우리 고전의 부흥을 이끌고 있는 안대회, 이종묵, 정민 등의 중견 학자를 비롯해 이현일, 이홍식, 장유승 등의 신진 학자들이 참여한 선집이다. 선인들의 깊이 있는 사유와 통찰, 지혜가 스민 우리나라의 고전 한문 명문 중 현대인에게도 생각거리를 제공하고 감동을 주는 글들을 가려 뽑아 현대어로 옮기고 풀이했다. 한 권당 일곱 편씩 번역문과 해설, 원문을 함께 실어 구성했으며 매달 세 권씩 전자책으로 출간된다.
이번 권에서는 고려 후기의 학자 이곡의 글을 소개한다. 표제작 「인간 시장」은 이곡이 북경에 가서 실제로 본 광경을 그렸다. '여자 시장', '아전 시장'와 더불어 성행 중인 '인간 시장'에서는 홍수와 가뭄으로 살길이 막막해진 백성들이 노예로 팔리고 있었다. 이곡은 이러한 시장을 반드시 없애야 하는 까닭으로 국가의 풍속을 유지하기 위해서라 주장하는데,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인식의 단초가 엿보이기도 한다. 나란히 실린 「자연재해는 하늘의 뜻인가」는 재해는 하늘의 일이지만 인재로 번지지 않게 막는 것은 인간, 특히 관리의 손에 달렸다는 현실주의적 논리를 펼쳤다.